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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삶과 죽음, 그리고 흰색에 담긴 이야기

by taylor_story 2025. 1. 22.

 

 

흰 표지 이미지

 

 

한강 작가의 『흰』은 색채 ‘흰색’을 통해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기억과 망각을 탐구한 에세이적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기존의 한강 작가의 주된 문체에서 벗어난 표현들이 인상적이며, 짧은 단락과 파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흰색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흰』은 삶에 존재하는 다양한 흰 존재들을 통해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우리가 쉽게 놓치기 쉬운 순간들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시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1. 흰색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흰』은 한강 작가가 폴란드 바르샤바에 체류하며 구상한 작품으로, 흰색과 관련된 65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구성됩니다. 눈, 달빛, 흰 옷, 흰 꽃 등 흰색과 관련된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작가의 사유를 이끌어냅니다.

작품은 흰색이라는 단순한 색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작가의 언니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 자주 등장하며, 흰색은 죽음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중요한 색으로 자리 잡습니다.

한강 작가는 흰색에 대해 이렇게 묘사합니다.

“흰색은 세상의 가장 맨 처음에 놓여 있는 색이다. 모든 것이 흰색에서 시작되었고, 모든 것이 흰색으로 돌아간다.”

이 문장은 흰색이 단순한 색을 넘어, 삶과 죽음을 잇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색채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독창적인 문학적 실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빛나는 흰색

『흰』은 삶과 죽음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주제를 흰색을 통해 탐구합니다. 한강 작가는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곳곳에 담으며, 흰색이 죽음을 상징하면서도 동시에 존재와 기억을 이어주는 매개체임을 보여줍니다.

작품의 한 대목에서 한강 작가는 죽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죽음은 완전한 흰색이 아니다. 그것은 어딘가 모르게 흐린 흰색, 사라질 듯 말 듯한 흔적을 남기는 색이다.”

이 구절은 죽음이 단순히 끝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한강 작가는 흰색을 통해 죽음의 아픔과 동시에 생명과 존재의 흔적을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죽음이 가져다주는 상실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또한, 흰색은 소멸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작가에게 흰색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눈 덮인 들판, 새벽의 달빛, 그리고 백지 위의 글자는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며, 끝이자 동시에 시작을 상징합니다.

3. 기억과 망각의 기록

『흰』은 기억과 망각, 그리고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흰색과 관련된 여러 대상들을 통해 잊힌 존재들과 과거의 기억을 끌어냅니다. 이는 흰색이 단순히 비어 있는 색이 아니라, 우리가 간직하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색임을 보여줍니다.

작품에서 흰 옷은 태어난 아기의 처음을 상징하기도 하고, 죽은 이들의 마지막 모습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한강 작가는 이러한 흰색의 양면성을 통해 기억과 망각이라는 인간적인 문제를 탐구합니다.

특히, 『흰』의 서사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잊은 것들은 어디로 사라지는가?" 작가는 이 질문을 통해 흰색이라는 상징적 색채가 망각 속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글은 과거를 기록하는 행위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흰』은 독자들에게 기록하는 일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잊힌 감정과 기억의 흔적을 되새기게 합니다.

4. 『흰』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

『흰』은 단순한 색채 묘사를 넘어,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존재와 부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한강 작가는 흰색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킵니다.

이 작품은 특히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흰색을 통해 답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흰색은 비어 있는 색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수많은 가능성과 의미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한강 작가는 이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듭니다.

또한, 『흰』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쳤던 순간들을 다시 주목하게 만듭니다. 눈 덮인 들판, 흰 달빛, 흰 종이 위의 글씨처럼 단순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저 희지만은 않은 모든것

한강 작가의 『흰』은 단순한 색채 묘사를 넘어,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탐구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흰색을 띠는 삶 속 다양한 존재들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순간과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하며, 그것들이 가진 깊은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흰』은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작품으로, 한 번쯤 지나가다 보았을 흰 것들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한 것이 흰 것들을 나열한 것이라 합니다. 여러분도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흰 존재들을, 경험들을,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여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모든 흰 것의 끝이 검은 것인지라 하더라도 그것대로 가치 있는 일이니 말입니다.